제19구간 궤방령∼황악산∼바람재∼우두령(12.85㎞)

거센 눈보라·살 에는 혹한에 거침없는 도전정신으로 구간 종주

종주팀, 창원상의 공단문화상 특별상 수상·대간 절반 성공 겹경사

욕심내지 않고 성실하게 뚜벅뚜벅 한 걸음씩 내디딘 S&T그룹 백두대간 종주팀(팀장 박재석 대표이사·이하 종주팀)의 발걸음이 마침내 1000리 대간 길을 넘었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눈보라를 헤치고 온몸으로 비를 맞으며 동료애와 '할 수 있다'는 신념 하나로 포기하지 않고 그 험한 길을 넘고 또 넘었다.

지난 2008년 4월 19일 새벽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흘리 진부령 고갯마루 '백두대간 진부령' 표지석 앞에 선 종주팀은 S&T그룹 창립 5주년인 2011년 9월 13일 지리산 천왕봉에 우뚝 설 수 있도록 산신께 정성을 다해 '안전 기원제'를 올렸다. 모두 한마음으로 빌고 또 빌었다. 그로부터 20개월 만에 788㎞ 대장정의 절반을 넘었다.

백두대간 산신령은 종주팀의 1000리 대간 길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종주팀은 지난 19일 경북 김천과 충북 영동의 경계인 궤방령∼황악산∼바람재∼우두령(12.85㎞) 구간으로 제20차 산행을 다녀왔다. 이번 산행은 2009년 송년 산행이자 백두대간 대장정의 절반을 넘어서는 의미여서 출발 전부터 다소 상기된 분위기였다. 며칠 간 계속된 한파에 단단히 채비를 챙기고 나섰지만 궤방령(310m)의 새벽은 상상 이상이었다. 뼛속까지 파고드는 한기에 잔뜩 움츠린 몸이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그러나 길을 나선 이상, 물러섬이 없었던 종주팀은 가벼운 체조와 힘찬 구호 제창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산행에 나섰다. 궤방령에서 구간 최고봉인 황악산(1111m)까지는 5.55㎞, 바람재(810m)와 여정봉(1034m)을 거쳐 목적지인 우두령까지 거리는 12.85㎞로 산행시간은 5시간 정도. 첫 봉우리인 여시골산(620m)까지는 해발 300m 정도 치고 올라가야 하는 가파른 구간이다. 수은주보다 훨씬 낮은 체감온도 때문에 발걸음이 빨라졌다. 여느 때 같았으면 한두 차례 쉬어가며 올랐을 거리가 30분도 지나지 않았다. 여시골산을 얼마 지나지 않아 수직굴과 마주쳤다. 아마도 사람들은 이 굴을 여우굴로 부른 것 같았다.

김천지역 산꾼이 세운 운수봉(650m) 표지석을 지나자 바람은 더욱 기승을 부렸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세찬 바람에 함께 내린 눈이 눈앞을 가로막았다. 머리에서 흘러내린 땀방울은 모자 창끝에서 고드름으로 변하고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은 등산화가 눈길에 자꾸 미끄러졌다. 배낭 바깥 주머니에 넣어둔 생수병이 얼음 병으로 변해 버릴 정도로 혹한이었다.

구간 최고봉인 황악산에 다다르자 산 정상 부근은 온통 눈꽃 세상이었다. 올겨울 들어 처음으로 접하는 설화(雪花)였다. 세찬 바람에 흩날린 눈이 나뭇가지마다 서로 다른 눈꽃을 피워낸 것이었다. 정상에 오른 기쁨을 뒤로하고 가는 길을 재촉했다. 장갑을 파고든 한기 때문에 손가락은 마치 바늘에 찔린 것처럼 고통스러웠다. 형제봉을 지나 목초지가 조성된 바람재까지 이어지는 길은 '이래서 바람재라는 이름이 지어졌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떠오르게 할 정도로 그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바람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종주팀은 여정봉을 향해 바쁘게 움직였다.

여정봉을 지나자 종주팀의 발걸음이 더 빨라졌다. 산에서 휴식을 취하기 어려운 형편이라 목적지인 우두령 외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드디어 산행 5시간 만에 우두령에 도착했다. 내리막길에서 다소 처진 후미 그룹도 얼마지 않아 합류했다. 이번 구간은 추위와 강풍, 눈보라밖에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악천후 그 자체였다. 이날 20차 산행으로 종주팀은 전체 788㎞ 가운데 401.23㎞의 대간 길을 넘는 데 성공했다.

황악산에서 얻은 소중한 가르침

                                          [나의 백두대간 도전기]구매혁신 1팀 배성희 대리

작년 10월, 비와 추위를 뚫고 오대산 정상에 오른 이후 1년여 만에 다시 찾은 백두대간 종주 길, 시작부터 날씨는 내편이 돼주지 않았다. 강추위가 일주일 내내 기승을 부리더니 산행 당일에는 매서운 칼바람까지 몰고왔다. 해발 330m의 궤방령,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마치 시베리아 벌판에 서 있는 듯했다. 강풍에, 추위에, 진눈깨비까지… .

'We can do it!' 언제 들어도 힘이 솟는 멋진 구호로 열정을 충전한 뒤, 정상을 향해 전진하기 시작했다. 한 시간쯤 올랐을까? 얼굴을 할퀴던 칼바람이 어느새 강풍으로 돌변했다. 한발한발 내딛는 발걸음이 흔들릴 정도로 센 바람과 맞서야 했다. 황악산은 그렇게 쉽사리 정상을 허락하기 싫었던 모양이다.

세 시간 동안 매서운 추위와 '사투'를 벌인 끝에 마침내 해발 1111m의 황악산 정상에 올랐다. 경제위기 극복을 빌었던 오대산 정상의 기원제와 달리, 황악산 표지석을 마주한 채 이 곳 정상까지 무탈하게 오르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렸다. 또 사장님의 말씀처럼 S&T맨도 1등, 회사도 1등, 품질도 1등, 개발도 1등이 되길 진심으로 빌었다.

난생 처음 경험해본 혹독한 추위, 세상 쉬운 일이 어디 있으랴. 강풍이 부는 곳은 눈이 쌓이지 않아 걷기는 편했고, 바람이 없는 산길은 눈이 쌓여 걷기조차 힘들었다. 이 평범한 진리를 황악산에서 깨달았다. 일하면서, 살면서 나는 황악산에서 얻은 이 소중한 진리를 가슴에 품고 도전하고 또 도전할 것이다. 남은 천리길도 무사산행을 기원하며, S&T그룹 백두대간 대장정 파이팅!!